Ficture/스토리1

비온뒤 말간 아침에...

홍수니 2009. 5. 13. 09:08


 


그리움은 기다림을 낳았습니다
기다림 때문에
나는 강물에 거칠게 출렁이는
일이 더 잦아졌습니다.

누구의 일생이든
그 속에 하나씩의
기다림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압니다.

몇 년이 지났습니다.
나는 속으로 무척 단단해졌습니다.
내가 무엇이 되기 위하여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지를 알 수 없었으나,

고통을 참고 견디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단단해지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아파도 참는 거야.
우리가 참지 않으면
아름다운 종소리를 낼 수가 없어.

우린 서로 함께 아픔으로써
아름다운 종소리를 내는 거야.

어떻게 고통 없이 아름다워질 수 있겠니.
어떻게 네 몸이 닳지 않고
마당이 깨끗해지기를 바라느냐?

그럼 넌 너 대신 마당이 닳기를 바라느냐?
내가 간절히 원하던 삶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닳아
이 세상의 한 모서리가
눈부시게 깨끗해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싶었다.
그렇지만
그 정도 사랑으로는 날 수가 없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때만
넌 날 수 있어.
사랑은 희생이야.

순수한 사랑에는
어는 정도 맹목성이 있는 거야.

고통까지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랑 말이야.

사랑은 기다림이다.
사랑은 그리움이다.
사랑은 고통이다.
사랑은 헌신이다.
사랑은 눈물이다.
사랑은 희생이다.

그러기에
사랑은 기쁨이며,
행복이며, 감사다.


정호승, 박항률의 어른을 위한 동화 <모닥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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