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ure/book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 공지영

홍수니 2007. 11. 23. 13:34

삶이라는것도 언제나 타동사는 아닐것이다.

가끔 이렇게 걸음을 멈추고 자동사로 흘러가게도 해주어야 하는 걸 게다.

어쩌면 사랑, 어쩌면 변혁도 그러하겠지.

거리를 두고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아야만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삶이든 사랑이든 혹은 변혁이든 한번 시작되어진것은

가끔 우리를 버려두고 제 갈길을 홀로 가고 싶어하기도 하니까

네가 너의 길을 간다는 사실을 나는 왜 그렇게 못견뎌했을까....

 

 

누군가가 떠난 빈자리도 삶의 일부라는것을,

기다리는 것이 언제나 제 시간에 오지 않는다는것을

가고 싶은 어미의 마음과 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아무리 허공에서

만난다고 해도 이 세상에는 기필코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 있다는것을....

 

 

가는 사람은 몸만 가져가고

보내는 사람은 그가 빠져나간곳에 잇는

모든 사물에서 날마다 그의 머리칼 한올을 찾아내는 기분으로 살테니까요.

그가 앉던 차의자와 그가 옷을 걸던 빈 옷걸이와 그가 스쳐간 모든 사물들이

제발 그만해. 하고 외친다 해도

끈질기게 그사람의 부재를 증언할테니까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한가지의 진실은

모든것은 변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