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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31.-9.1. 가리왕산 백패킹

홍수니 2019. 9. 2. 14:31


다섯명이 단촐하게 백패킹을 나선다

가리왕산...

오래전 안개비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던곳이라 맘속으로 좋은날씨 주십사 기도 하고 기도했다.

7시 사당출발

벌초시즌인가보다.3시간이면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한시간 반정도 늦어진 시간에 장구목이입구에 도착했다

도로변엔 차들이 가득... 관광버스도 있다.


가방을 정리하고 신발끈도 고쳐묶고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가리왕산으로 접어들어본다.

박배낭의 무게가 있었지만 걷기 편한길이다.

사진으로 많이 보던 나무다리를 건너고 첫번째 맞이하는 이끼폭포...

계곡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과 짙은 녹색빛의 이끼들 그리고 바위틈사이로 흘러내리는 계곡물로 금세 시원해진다


계곡을 오르는 내내 들리는 물소리와 눈에 보이는 이끼의 푸르름이 산행의 힘듦을 조금은 내려놓게 한다.

숲이 우거져있어서 햇살에 노출되지도 않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조금은 덜 덥기도 하고..

그래도 힘은든다.



임도쯤에서 점심을 먹을려고했는데 아침이 늦었는지라 조금 더 올라가서 냉동볶음밥을 먹는다

파리들이 무섭게 날아들고

사람소리에 다람쥐까지 찾아온다.

밥맛은 기가막힌데..파리들은 무섭다.



정상700미터를 남겨두고 샘터를 찾아간다

내기억으로는 샘터라는 이정표가 있었는데 그 이정표는 없고 700미터 이정표만있다

샘터에서 물은 받아서 이제 700미터만 더 가면 정상이라고 서로를 다독이며 올라본다

정상삼거리쯤에서는 둥근이질풀과 투구꽃이 만발이다


드디어 도착

아무도 없다

우리들뿐이네...


햇살이 쨍하게 우리를 맞이해준다.

기분이 완전 룰루랄라다



쉘터를 치고 각자 원하는 위치에 텐트를 치고...배고픈 초산님을 위해 이른 저녁을 시작해본다

그 사이 두팀이 더 와서 텐트를 치고....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어진다

일몰은 볼수없을정도로 흐려지고 안개가 자욱해진다

그때의 악몽(?)이 다시 생각났다

가리왕산은 나에게 속살을 보여주기 싫은건가 싶다.


전날 잠을 설친 덕분에 일찍 쉬기로 한다

살풋 잠이 들었던지... 텐트문을 살포시 열어보니 우린 완전 완전 완전 안개에 갖혀있다

아무것도 보이지않을정도로....ㅠ.ㅠ.

별님도 보지 못하나보다 하고 아쉬움을 안고 또다시 침남속으로 쏙~~



어느순간 바람소리가 조용하다

밖으로 나와서 하늘을 보는순간

슝~~~ 하고 유성이 떨어진다

하늘엔 별이 흩뿌려져있다. 은하수도 길게 자리잡고있다

환상이다

그 많던 안개는 다 어디로 간것인지..............

별을 보겠다고 다들 나오고... 6개의 유성을 만났다


몸이 차가워질때까지 별구경으로 왓다갔다하다가

배고파서 짜파게티 하나 해서 먹고 다시 잠을 청해본다


잠이 들었던가 들지않았던가...

텐트밖이 훤해지는 느낌으로 밖을 나와보니

하늘이 불타고 있다

뜨거운 태양을 내뿜기 위해 하늘을 불타고있고

운해은 온산을 휘돌아 흐르고있다

장관이다

아름답다

황홀하다

초록의 산꼭데기들만 보이고 골짜기는 운해가 다 채우고있는 모습이라니....

훠이 훠이 흐르는 운해의 풍광은

하이얀 전설의 용이 넘실대며 춤추는듯하다.



붉디 붉은 해가 뜨오르고 산정상을 빛이 난다. 밤새 젖었던 텐트와 쉘터가 빠른 시간으로 마르기 시작한다


아침을 해서 먹고 아니온듯 주위를 정리한다

이른 시간 산행을 시작한 이들이 벌써 정상을 치고 올라온다.

아쉬운 마음에 사방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하산길...

가벼워진 배낭이지만 밤새 잠못이룬 무거운 몸으로 하산길이 바쁘다.


올라가면서 들려보지 못한 이끼계곡도 한번 더 가서보고

계곡의 끝을 내려서는순간

이번 산행이 끝이 난다.



고생한 발을 계곡물에 담궈본다

시립다

아립다

2분을 참을수가 없다.

벌써 여름은 저만치 달아나고 없는거 같다


올라오는길은 다행히 그닥 많이 밀리진않는다

깜빡깜빡 졸면서 오는 그길의 단잠이 참 달다.


잘 걸었다.

나 스스로에게 토닥 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