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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25.-26.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홍수니 2022. 6. 27. 15:48

25일 새벽 중산리 도착

3시30부터 시작된 오름짓.

법계사 쯤에서 일출을 만나고 쉬엄쉬엄 오르는 천왕봉길은 참 힘들다.

바람이 불어주고 햇살도 따듯한 시간이였지만

등줄기땀은 식을줄을 몰랐고 내 맘 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다리는 야속하기만 햇다.

 

드디어 만난 천왕봉..

운해 쑈가 펼쳐진다.

드센 바람과 운해의 물결로 다 보상받은 시간들.

 

두어해전 통천위에서 먹었던 나무처럼님의 자두맛을 생각하며

통천문을 지나고 인간의 욕망을 만들어진 제석봉 고사목을 만나고...

장터목 대피소에서 라면+햇반+산부추(제석봉 근처에서 몰래 땄음)을 넣어 점심해결

 

연하봉을 지나고

연하선경을 훠이 훠이 걸어본다

 

촛대봉쯤부터 가스가 차기 시작

조망이 없다

그냥 가자

그냥 걷자

세석을 지나고 칠선봉을 지나고 선비샘아 어딨느냐.... 참 힘드네. 선비샘까지의 거리가 왜 그리 멀었던지...

덕평봉근처에서 드디어 만난 선비샘.

어찌나 가물었던지 졸졸 흐리고 있다

그러나 그 차가움이란....

산객이 드문시간이라

물을 받아   금방이라도 불이 날것같은 발을 식혀보고

소금기 가득한 얼굴도 씻어본다

 

오늘 연하천 대피소까지 가야하는데

내 다리는 선비샘의 차거운 냉찜질에도 아우성을 멈출줄 모르고

나의 애원을 무시한다.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할무렵

가랑비까지 내려주고...

앗싸...여기서 쉬어가라는 신의 계시구나...

 

연하천을 취소하고 벽소령 다시 예약(비 예보로 취소한 분들이 많아 기회가 생겼다)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햇반과 고기로 제대로 된 한끼를 먹는다

 

대피소 정말 좋다.

전기판넬인지 바닥이 완전 완전 따뜻해..7시부터 잠들기 시작. 자다깨다 반복.

새벽두시반.... 짐을 꾸리고

간밤에 만들어둔 차를 마시고

짙은 안개속을 헤드렌튼 불빛을 의지한채 걸어본다.

아무도 없는 지리산 한자락을 오롯히 두사람의 호흡과

거친 바람과 짙은 안개만이 존재한다. 신선한 경험이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연하천을 도착할때쯤은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연하천 매점 운영시간은 오전 7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5시. 가지고 있는것은 라면두개.

햇반 하나+라면하나로 한끼씩 해결할려고 한 계산은 착오

라면 두개를 끓여 아침으로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명선봉 지날무렵부터 간혹 산객을 만나게 된다

토끼봉을 지나고 화개재의 들꽃향연을 보는것까진 좋은데 삼도봉까지의 계단지옥은 정말 죽을 맛이였다. 우스개로 힙업이 너무 되어 엉덩이가 등짝에 붙는건 아닌가 싶을정도였다.

조망이 단 일도 없는 삼도봉에서 행동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노루목 피아골삼거리 돼지령 드디어 노고단고개.....

.눈물이 날려고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햇반 하나를 사고 남은 김치를 넣어서 푹푹 끓여본다. 라면 하나만있었음 참좋겠는데...라면을 안파네 ㅠ.ㅠ.ㅠ. 주위를 둘러보니 옆테이블 가족이 라면을 끓일려고 준비중인데 버너가 고장이네....이런 행운이 ㅎㅎ 버너 빌려드리고 라면 스프 반개를 얻었다. MSG의 맛은 신의 맛이다. 꿀맛같은 점심을 먹고 성삼재 대피소 도착...

구례까지 차량이 여의치않아 택시를 부르고... 구례 시외버스 터미널에 전화를 하니 두시 출발 버스 좌석은 하나 . 이후 차는 4시... 남원으로 방향을 틀어 좌석 3개가 남아있는버스에 두개를 예약. 택시가 완전 비행이다. 이런 택시 다시는 타면 안될거 같지만 버스도착 9분전 터미널 도착.

곯아떨어질것 같았는데 넘 피곤한지 잠도 안오네.

 

지리는...긴 산행은 늘 힘들었는데

왜 금세 잊어버리고 또 힘든 산행을 하는건지.... 바보가 맞나보다. 행복한 바보의 일박이일이였다.